• 진주남강유등축제

  • 남강은 해마다 시월이 되면 불빛과 사랑에 빠진다. 열흘 넘는 기간 동안, 피어나는 수만 송이의 눈부신 야화 덕분에 진주는 잠들지 못한다. 진주성 앞 남강 일대가 밤이면 파리의 센 강보다 더 아름다운 불야성을 이루기 때문이다. 유등축제의 막이 오르면 촉석루와 의암, 죽림숲 등이 남강을 따라 제각기 황홀한 불빛을 토해낸다. 그렇잖아도 남강과의 어울림이 예술이었던 도시, 진주는 더욱 아름답게 빛나게 되고. 계속되는 축제의 밤, 한 폭의 그림처럼 낭만적이고 모든 것은 한 편의 시로 다시 태어난다.
     

    진주대첩 때 김시민 장군이 성 밖 의병 등의 지원군과의 군사신호로 풍등을 하늘에 올리며 남강에 횃불과 등불을 함께 띄워, 남강을 건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군사 전술로 쓰였던 것에서 유래했다. 이는 진주성 내 병사들과 사민들이 멀리 두고 온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유일한 통신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목숨 바쳐 의롭게 순국한 7만 병사와 사민의 넋을 기리는 행사로 매년 이어져오고 있으며, ‘대한민국 대표축제’에 3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축제는 밤낮으로 계속되지만 유등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려면 저녁 시간에 가보는 것이 좋다. 네온사인과 가로등이 하나둘씩 켜질 무렵, 얌전히 있던 남강은 오색찬란한 불빛으로 칠보단장을 한다. 다리의 불빛, 사람들이 하나 둘 적어 매달아 놓은 소원등의 불빛, 테마 유등에 형형색색의 빛이 들어오기 시작하며 검푸른 남강 물결 위에서 너울너울 춤춘다. 깊은 강물 속으로 그 길고 긴 빛의 그림자를 짙은 음영으로 드리우면서 운치는 깊어져 간다.
     

    저 반대편에서 둥둥 떠다니는 화려한 유등을 보기 위해선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야만 한다. 청사초롱의 은은한 불빛으로 수놓아진 다리를 건너는 데는 단돈 천 원만 있으면 된다. 찬찬히 강을 가로지르며 물위를 떠다니는 고운 야화를 하나하나 눈여겨본다. 역사의 이야기, 전래동화, 만화, 영화 등 종류만 해도 수십, 수백이다.
     
    빛 구경이 끝났으면 출출한 배를 움켜잡고 먹거리촌으로 달려들자. 따로 경계를 지어 형성된 것은 아니고, 이곳저곳 사람들 발길 닿는 자리에서 머잖은 곳에 때깔 좋게 혹은 소담스럽게 한 집 한 집 차려진 것이 보인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는 축제의 현장답게, 축제의 열기로 진주 전체가 흥성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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